설농가옥의 갈비는 전통의 깊은 맛이 어려있다.
바람이 제법 차가웠던 평일 늦은 오후, 점심을 가볍게 먹은 탓에 저녁은 따뜻하고 든든한 갈비로 채우고 싶었습니다. 지인과 약속 장소를 정하다가 인천 남동구 인주대로623번길 11 에스파스 2층 201~202호에 있는 설농가옥으로 향했습니다. 이날은 식사 뒤 다른 일정이 없어 시간을 확인하며 서두를 이유도 없었습니다. 자리를 잡은 뒤에는 바로 많이 먹겠다는 마음보다 따뜻한 고기를 한 점씩 맛보며 저녁을 길게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갈비를 먹고 잠깐 대화를 나누다 보니 들어올 때 느꼈던 허기가 어느 순간 잦아들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배고픈 만큼 손부터 빨라졌을 텐데 이날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혼자 속으로 '오늘은 오래 앉아 있겠네' 싶었습니다. 곁들이는 음식으로 순서를 바꾸고 다시 고기로 돌아오니 한 가지 맛에 집중되지 않았고, 지인과 이야기하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늘었습니다. 저녁 한 끼를 해결한다기보다 하루를 마친 뒤 앉아서 천천히 풀어내는 식사에 가까웠습니다.
1. 에스파스가 보이자 위를 봤습니다
설농가옥을 찾아갈 때는 인주대로623번길 11이라는 주소와 에스파스라는 건물명을 같이 기억했습니다. 번길로 접어든 뒤에는 숫자만 계속 확인하기보다 건물 이름을 살피며 움직였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한 다음에는 2층 201~202호라는 정보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1층만 보며 상호를 찾다가 지나칠 수 있겠다 싶어 자연스럽게 시선이 위로 향했습니다. '건물만 찾으면 어렵지 않겠네'라고 혼자 생각했던 순간도 기억납니다. 지인과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했는데 건물명을 미리 공유해둬 도착한 뒤 위치를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처음 가는 상가 안의 식당은 상호뿐 아니라 층과 호수까지 저장해두는 것이 확실히 실용적입니다. 차량이나 대중교통 어느 쪽이든 도착 예정 시간에 딱 맞추기보다 건물에 들어가 매장까지 이동할 몇 분을 더 생각하면 마음도 덜 급합니다. 이날은 제가 먼저 도착해 입구를 확인한 뒤 지인을 기다렸고, 덕분에 만나자마자 길 이야기 없이 바로 저녁 식사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2. 마주 앉으니 말부터 길어졌습니다
자리에 앉았을 때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대화의 속도였습니다. 밖에서는 걸으며 짧게 이야기했는데 마주 보고 앉으니 최근에 있었던 일을 하나씩 꺼내게 됐습니다. 음식이 준비되기 전부터 이야기가 이어져 휴대전화도 자연스럽게 손에서 멀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배가 고파 음식만 기다릴 줄 알았는데 막상 앉으니 지인이 하는 말에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괜히 만나자마자 식사부터 서두를 필요가 없었습니다. 갈비를 먹기 시작한 뒤에도 한 사람이 이야기할 때 다른 사람은 잠시 젓가락을 쉬는 식으로 흐름이 생겼습니다. 먹는 속도가 조금 달라도 서로 맞추려고 애쓸 필요가 없어 오히려 부담이 적었습니다. 필요한 음식은 그때그때 챙기고 개인 접시에는 바로 먹을 양만 두니 식탁도 복잡해지지 않았습니다. 식사 초반에 무엇을 많이 준비할지 고민하는 대신 한두 점 먹은 뒤 다음 순서를 정하는 방식이 이날에는 잘 맞았습니다. 저녁을 길게 보내기로 마음먹으니 식탁에서도 움직임이 한층 느긋해졌습니다.
3. 갈비 한 점 뒤 맛을 바꿨습니다
몇 점 먹고 나서는 갈비만 계속 이어가기보다 곁들이는 음식을 사이에 넣어 맛의 순서를 바꿨습니다. 첫 한입에서는 고기 자체에 집중하고 다음에는 다른 음식과 함께 먹은 뒤 잠시 쉬었습니다. 같은 갈비도 무엇과 같이 먹는지에 따라 입안에 남는 맛이 달라져 다음 한 점을 고르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저는 평소 마음에 드는 조합을 찾으면 끝까지 그대로 먹는 편인데 이날은 일부러 순서를 몇 번 바꿔봤습니다. '한 가지 방식으로만 먹을 필요는 없지' 싶었습니다. 예상보다 이런 작은 변화가 후반까지 식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지인도 자기 취향에 맞는 방식으로 먹고 있어 서로 어떤 조합을 선택했는지 비교하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한동안 대화가 길어지면 바로 다음 고기에 손을 대지 않고 잠시 기다렸습니다. 덕분에 어느 정도 먹었는지를 놓치지 않았고 마지막에는 처음보다 천천히 한 점씩 골라 마무리했습니다. 양보다 순서를 달리해보는 재미가 기억에 남은 저녁이었습니다.
4. 잠시 기대니 배가 먼저 알려줬습니다
식사가 중반을 넘긴 뒤에는 등을 기대고 몇 분 정도 손을 쉬었습니다. 계속 먹고 있을 때는 아직 더 들어갈 것 같았는데 움직임을 멈추자 포만감이 확실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 들어왔을 때 허기가 꽤 있었던 만큼 끝까지 많이 먹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달랐습니다. 혼자 '여기서 속도를 더 낮춰야겠다'고 정리했습니다. 이후에는 새 음식을 급하게 챙기지 않고 지인과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정말 먹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만 손을 움직였습니다. 물잔과 개인 접시 주변을 한 번 정리해두니 식사의 후반부도 어수선하지 않았습니다. 휴대전화 확인도 그때 잠깐 했는데 시간이 예상보다 지나 있어 둘이 웃기도 했습니다.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잠시 기대 앉아 쉬는 몇 분이 식사의 흐름을 바꿔줬습니다. 계속 먹는 것과 식사를 즐기는 것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이런 순간에 체감합니다. 마지막에는 배를 더 채우기보다 따뜻한 한 점을 천천히 먹고 이야기를 마저 나누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5. 내려오니 구월동 저녁이 이어졌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에스파스에서 내려온 뒤에는 바로 귀가하지 않고 인주대로와 구월동 방향으로 조금 움직였습니다. 첫 번째로는 인주대로623번길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식후의 묵직함을 가라앉히는 동선이 자연스럽습니다. 두 번째는 구월동 상권 쪽으로 이동해 카페를 찾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코스입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인천시청 주변 방향으로 걸음을 넓혀 저녁 산책을 연결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날은 처음부터 식사 뒤 계획을 정하지 않았는데 밖으로 나오니 찬 공기가 오히려 반가웠습니다. '조금만 더 걷다가 정하자'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예상보다 저녁 식사가 길어져 카페에 오래 머물 필요도 없었습니다. 갈비를 든든하게 먹은 뒤라 바로 디저트를 찾기보다 주변을 걸으면서 다음 장소를 결정하는 흐름이 잘 맞았습니다. 구월동이나 인천시청 인근에 다른 약속이 있는 날이라면 식사 전후로 일정을 연결하기도 괜찮습니다. 저희는 걷다가 따뜻한 음료가 생각날 때쯤 다음 목적지를 정했습니다.
6. 저녁 뒤 일정은 비워두길 잘했습니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잘한 선택은 식사 뒤 시간을 촘촘하게 잡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지인과 오랜만에 만나는 날에는 갈비를 먹는 시간보다 중간에 이어지는 대화 때문에 자리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이날도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식사가 천천히 진행됐지만 다음 약속이 없어 시계를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괜히 한 시간 단위로 계획을 넣었다면 마지막에는 마음부터 급해졌을 것 같습니다. 처음 방문한다면 인주대로623번길 11 에스파스 2층 201~202호까지 저장해두는 것도 권합니다. 일행에게 건물과 층을 함께 전달하면 서로 다른 방향에서 와도 합류하기 수월합니다. 또 너무 허기진 상태로 도착하기보다 대화를 나누면서 천천히 먹을 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는 것이 저에게는 잘 맞았습니다. 식사 뒤에는 바로 차에 타거나 다음 실내 장소로 이동하기보다 짧게 걸을 시간을 남겨두는 것도 괜찮습니다. 든든한 갈비 식사일수록 앞뒤 일정에 작은 여백을 두니 하루 전체가 덜 분주했습니다.
마무리
설농가옥에서 보낸 저녁은 갈비를 먹었던 장면과 지인과 나눈 대화가 함께 기억에 남았습니다. 인천 남동구 인주대로623번길 11 에스파스 2층 201~202호를 찾아갈 때는 단순히 든든한 저녁을 기대했지만, 막상 자리에 앉은 뒤에는 식사보다 서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갈비 한 점마다 곁들이는 방식을 달리해보고 중간에는 잠시 기대 쉬면서 포만감도 확인했습니다. 처음의 허기는 금방 잦아들었고 후반에는 먹는 양보다 남은 대화를 마무리하는 쪽에 마음이 갔습니다. 혼자 '이런 날은 빨리 먹는 게 오히려 아깝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인이나 가족과 시간을 충분히 두고 갈비 식사를 하고 싶은 날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남았습니다. 다음에는 저녁 전후 약속을 더 단순하게 잡고 방문할 생각입니다. 식사가 끝난 뒤 구월동이나 인천시청 주변으로 가볍게 걸음을 이어갈 시간까지 남겨두면 든든한 한 끼를 한층 차분하게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